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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쾌한 주용씨 Mar 0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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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50이어도 흔들려! '나'를 알아가는 중...

주기적으로 슬럼프가 찾아온다. 이번에는 2월이었다. 2025년 2월은 생애 두 번째 해외 여행을 다녀온 기념비적인 때로 기억될 것이다. 그런데 여행을 가기 전 큰아들과 여행 날짜 문제로 작은 갈등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1월 한 달 잘 유지해오던 루틴이 살짝 흔들렸다. 여행을 가서는 대체로 즐겁고 만족스러웠다. 처음 가는 일본 여행이었지만 어른이 된 큰아들 덕분에 크게 힘든 것 없이, 무난히 일정을 소화했다. 둘째 날 저녁, 내가 건넨 대화 주제가 아들의 심기를 건드리긴 했지만 다음 날 잘 회복되었다. 여행은 좋았는데 그후로 컨디션 회복이 잘 되지 않았다. 정상 컨디션이 아닌 몸은 나의 정신까지 흐트려 놓더니 일상 루틴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의지력마저 빼앗아갔다.

논술 수업은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내 일이니 슬럼프를 겪고 있는 게 티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새벽 기상은 불면과 계속되는 꿈으로 힘들어졌다. 늦게 일어나니 운동을 미루는 날도 많아졌다. 시간에 쫓기고 심란한 마음을 제대로 풀어낼 수 없으니 매일 글쓰는 것이 순탄할 리 없었다. 책을 읽는 속도는 느려지고 읽고 싶은 책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먹고 마시는 건 말해서 무엇할까, 식단 조절은커녕 시도때도 없이 먹고 마셨다. 아, 이렇게 바닥을 치는 건가 싶어 우울해졌다. 내맘도 내몸도 내것이 아니었다.

3월이 왔다. 지난 해의 끝과 새해의 시작, 묵은 달의 끝과 새달의 시작, 오늘의 끝과 내일의 시작, 끝과 시작에 기대를 걸었지만 마음이 흐물흐물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뭉개져버린 후였다. 어떤 모양으로 다시 빚어야 할 지 몰라 내 마음 앞에서 무기력해졌다. 나이 50이 넘어서 이 모양이라니, 가족이 있고 직업이 있는데 이렇게 아무 소용이 없다니, 나약한 나 자신에게 놀라고 당황하고 어이없어 기가 막혔다. 뭔가 잘못된 것 같았다. 마무리가 허술했던 걸까, 시작이 허황된 것이었을까, 뒤집어 생각하고 돌려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세상에... 도대체 나란 인간은 언제쯤이면 흔들림 없이 단단해지는 걸까.

삼일절 연휴가 끝나고 나는 정돈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목요일부터 시작될 수업을 위해 수업 준비를 하고 이번 주 수업 공지도 마쳤다. 신입생이 많은 새학기라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꼭 챙겨할 것을 놓칠 수 있다. 너무 기운이 빠져서 일이 없었으면 했는데 해야 할 일에 기대어 기운을 내는 중이다. 신기하게도 피하고 싶었던 일를 하면서 에너지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걸 느낀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무력감을 꼭 해야 할 일을 해내는 걸고 이겨내고 있는 셈이다. 슬럼프를 이겨낼 수 있는 열쇠가 성취감인 것 같다. 내가 책임지고 있는 일을 기어코 해내고 그것에 대한 피드백이 좋을 때 나는 통쾌함을 느낀다. 더 잘 해내고 싶어 나도 모르게 더 분주히 움직이고 그 과정에서 나의 존재감을 확인한다. 내가 어딘가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기분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

오늘이 썩 맘에 들었던 건 아니지만, 아직 정상 루틴으로 돌아오진 못했지만, 이런 실패와 좌절을 통해 난 또 나를 알아가고 살 길을 찾는다. 성공한 사람을 흉내내지 않겠다고 생각했고, 이제 그럴 나이가 되었다고 받아들였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아니었다. 자꾸 다른 사람의 속도를 따라가다 지쳤고, 나를 과대 평가카지노 가입 쿠폰 다그쳤다. 나다운 방식으로, 나만의 속도로, 내가 진정 원하는 방향으로, 천천히 꾸준히 가면 될 일인데 그럴 듯하게 보이는 다른 사람을 따라가다 내 발에 걸려서 결국 대차게 넘어지고 창피해서 눈치 보다가 재빠르게 일어서질 못했다. 스스로도 인정하지 않는 '나'는 그동안 외로웠던 거다.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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