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이주배경 초등학생 한국어 수업
작년에 이어 올해 3월부터 또 '찾아가는 한국어교육'으로 초등학교에서 인도 아이들인 샨드라와 아미르 남매, 어머니가 중국인인 민우를 가르쳤다.
(*찾아가는 한국어교육: 다문화학생들이 많이 있어 '한국어 학급'이 따로 편성된 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에 한국어 강사가 파견 되어 소수의 다문화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프로그램)
작년과 다른 것은 쓰기를 조금 못하는 것을 제외하고 한국어 사용에 문제가 없었던 5학년 수민이는 이번에는 한국어 수업을 안 듣는다는 것, 1:2로 가르쳤던 작년과 달리 이번에는 학생들과 시간을 조정해 1:1로만 가르쳤다는 것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를 좋아하고 열심히 하는 샨드라와의 수업은 샨드라의 다른 일정 때문에 수업을 많이 하지 못했다는 것 말고는 수월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를 싫어하고 장난을 좋아하는 민우는 어르고 달래며 붙잡고 카지노 게임 추천하는 것이 좀 힘들었다. 하지만 세 명 중에서 가장 힘든 수업은 너무 조용하고 학습 의욕이 전혀 없는 카지노 게임 추천의 수업이었다.
"... 네... 안녕하세요..."
밝게 인사하는 나와 다르게, 한국어 교실에 들어오는 아이의 얼굴은 어둡다. 아미르를 가르친 지 6개월째지만 교실에 들어올 때부터 수업이 끝날 때까지 아미르의 표정은 항상 축 쳐져 있다. 수업 중에 게임 이야기를 하거나 재미있는 활동을 할 때는 아주 잠깐 밝아지기도 했으나, 곧바로 원래 상태도 돌아오곤 했다.
한국어 수업을 할 때는 내가 하라고 하는 것을 하기는 하지만, 배우려고 하는 마음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 목소리도 항상 작고 힘이 없다. 설명을 할 때는 그저 멍하니 책을 바라보고, 내가 이해했냐고 물어보면 이해했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문법 연습을 시켜 보면 계속 틀린다. 틀려도 왜 틀렸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저 가만히 앉아서 시키는 것만 하고 시간이 가기를 기다릴 뿐이다. 내가 질문하지 않으면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축 쳐져 있는다. 배운 내용과 관련된 질문을 해도 대답은 항상 비슷하다. 예를 들면, '방학'에 대해 카지노 게임 추천했을 때....
"아무것도 안 했어요."
"네. 갔다 왔어요."
"아무것도 안 했어요."
"안 하고 싶어요."
학생이 이러면 나는 겉으로는 웃으며 격려하고 어떻게든 재미있게 가르치려고 노력하지만, 속으로는 답답하고 힘들다.작년에는 그나마 수다쟁이이자 장난꾸러기 한 학년 동생인 민우와 같이 카지노 게임 추천해서 수업 분위기가 이렇게 침체되어 있지는 않았다. 그런데 올해는 작년에 민우와 아미르가 수업 때마다 싸워서 떨어뜨리는 게 좋을 것 같아 따로 수업을 하게 되어서, 아미르와의 수업이 좀 힘들었다. 약 두 달 동안은 말이다.
어느 날부터 카지노 게임 추천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질문을 하면 ''아니요'", "안 했어요", "몰라요"만 대답하던 카지노 게임 추천가 이제 아주 적극적으로 대답을 한다! 교재의 '다친 경험 읽기' 활동을 마친 후, 카지노 게임 추천의 다친 경험을 말하고 쓰는 활동을 했을 때였다. 전만 같았으면 "카지노 게임 추천는 다친 적이 있어?"질문하면 "아니요. 없어요."라고 대답했을 텐데, 지금은 달라졌다.
수업 시간 내내 조용하고 수업이 빨리 끝나기만 기다리던 카지노 게임 추천가 왜 이렇게 변했을까? 이유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하지만 짐작하는 것은 있다. '그 일'을 시점으로 카지노 게임 추천의 태도가 변했기 때문이다.올해 한국어 수업을 시작하고 약 두 달쯤 지났을 때, '취미'에 대해 읽고 말하는 활동을 했다. 역시나 "몰라요.", "없어요."만 반복하는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계속 질문하여 '넷플릭스 드라마를 좋아한다'는 정보를 얻었다.
그래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 그런지, 아미르는 그래도 나름 최선을 다해 <웬즈데이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그런데 한국인 초등학교 3학년 아이도 드라마 내용을 순차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게 어려운데, 외국인이고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아이가 얼마나 드라마 내용을 설명할 수 있겠는가? 나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호응해 주며 대화를 이끌었다.
말이 없는 카지노 게임 추천가 이 정도로 말을 하는 것은 <웬즈데이라는 드라마를 그만큼 좋아한다는 것이다. 나는 집에 가서 넷플릭스로 <웬즈데이를 찾아봤다.<웬즈데이는 미국에서 유명했던 만화와 드라마인 '아담스 패밀리'의 딸 '웬즈데이 아담스'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드라마이다. 아담스 패밀리는 오컬트 분위기의 가족인데, 웬즈데이는 매사 무표정에 감정 표현이 거의 없는 여자카지노 게임 추천이며 환영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웬즈데이가 늑대 인간, 흡혈귀, 초능력자, 성격이 이상한 학생 등 별종들만 모인 특수학교 네버모어 아카데미에 입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웬즈데이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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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르와 더 많은 이야기를 카지노 게임 추천 위해 보기 시작한 드라마이지만, 내용이 색다르고 재미있어서 1주일 만에 다 볼 수 있었다. 다음 주에 아미르에게 <웬즈데이를 다 봤다고, 아주 재미있었다고 말하자 아미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웬즈데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카지노 게임 추천의 표정은 정말 즐거워 보였다. 그날 우리는 <웬즈데이 줄거리를 쓰고 짧은 감상평을 쓰는 활동을 했다. 이제까지 수업 중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가 가장 집중하고 진심으로 잘 쓰고 싶은 듯한 태도를 보인 수업이었다.
그 이후에 카지노 게임 추천는 전보다 태도에 활기가 생겼다.카지노 게임 추천를 싫어하고, 집에 빨리 가고 싶어 하는 것은 여전했지만, 전처럼 축 쳐져서 끝나는 시간만 기다리지는 않았다. 내가 아미르가 쓴 연습 문제 답이 틀렸다고 하면, "어, 왜요?" 라며 왜 틀렸는지 알고 싶어 했고, 쓰기 과제를 하라고 하면 "하... 카지노 게임 추천 싫은데"라고 말하면서도 웃으며 열심히 썼다. 가끔은 수업과 관련 없는 수다를 떨려고 카지노 게임 추천도 했다.'찾아가는 한국어교육'은 다문화교육지원센터의 예산 문제로 7월에 종료하게 되었는데, 우리 수업은 올해 7월이 마지막이라고 하자 아미르는 아쉽다며, 계속 카지노 게임 추천하고 싶다는 말까지 했다.아미르에게 왜 갑자기 한국어 수업이 좋아졌냐고 직접 물어보지 않아서 이유는 정확히 모르지만,나는 <웬즈데이를 통해서 카지노 게임 추천가 내가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라고, 그리고 우리는 관심사가 통한다고 느낀 것이 아닐까 싶다.
교사 한 명이 소수의 학생만 전담해서 보는 것은 이런 장점이 있다. 학생에게 더 집중할 수 있고, 교사와 학생 간의 라포(rapport. 유대감) 형성이 더 쉽고, 학생의 특성을 고려해서 수업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찾아가는 한국어교육'이 좋다. 한국어가 어렵고, 학교 생활이 어려운 외국인 또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더 세심하게 돌봐줄 수 있으니까. 아쉽게도 내가 있는 지역 '찾아가는 한국어교육'은 예산 문제로 1학기에 조기 종료됐다. 다시 예산을 모아서 2학기에 다시 시작할 예정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2학기에는 내가 대학교 한국어 수업이 많아지고 박사 3학기차라 카지노 게임 추천할 것도 많을 것 같아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는 건 어려울 듯싶다. 아미르가 다른 선생님을 만나도 지금처럼 열심히, 재미있게 한국어를 배웠으면 좋겠는데, 워낙 낯을 가리는 아이라 다른 선생님과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 사진 출처
- 표지 : Pixabay
- 본문 : 드라마 <웬즈데이
* 동영상 출처 : 유튜브 <웬즈데이 예고편
* 글에 나오는 카지노 게임 추천들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