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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 Apr 09. 2025

카지노 쿠폰 안의 파시즘, 부모라는 파시즘

"딸년이 미워 죽겠어요"카지노 쿠폰 글을 보았다.


시작은 "딸년이 미워 죽겠어요"라며 올라온 게시물이었습니다.처음에 든 생각은 '요즘 세상에도 이런 말을 쓰는 사람이 있나?'였어요.

그다음 문제라고 느낀 것은, 그런 말을 불특정 다수가 보는 게시판에 당당히 올리는 태도였습니다. 본문을 찬찬히 읽어보니, 초등학생 딸이 말대꾸를 해서 너무 밉다는 내용이었어요. 딸의 행동에 분하고 마음이 상한다며 심지어, "썩을 년이에요"라고 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리 할머니 세대라면 모를까, 본문 내용으로 카지노 쿠폰의 연령을 짐작건대, 반백년을 산 저보다 10년 이상은 젊을 것 같은 분이 자녀를 두고 이런 욕을 쓰는 게 이해가 안 됐습니다.


이성을 잃었던 걸까요? 카지노 쿠폰가 숙제를 안 하고 말대꾸를 따박따박 얄밉게 한다는 내용을 차분히 기술한 것을 보면 감정적으로 격앙된 상태라고 보기도 어려웠습니다. 사실 아무리 이성을 잃어도 저는 마음속으로도 카지노 쿠폰를 향해 이런 욕을 한 적은 없어서 이해가 안 됐습니다.


꽤 눈길을 끄는 제목이었으니 순식간에 많은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어요. 놀라운 것은, 수십 개 댓글의 반은 "아무리 그래도 자식한테 딸년 운운하는 건 좀 그렇다"는 내용이었으나, 나머지 반은 "얼마나 아이가 속상하게 했으면 이러겠냐, 알지도 못하면서 글쓴이에게 훈계하지 마라"는 지적이었습니다.


대나무숲에 소리 지르는 것처럼, 일기장에 푸념하는 것처럼, 진짜 딸 앞에서 말한 것도 아닌데 "딸년"이란 말로 꼬투리 잡지 말카지노 쿠폰 겁니다.


참 이상합니다. 온라인 카페는 일기장이 아니잖아요. 혼자만 읽기는커녕, 수백, 많게는 수천 명이 읽기도 하는 게시물이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이토록 거침없이 욕설을 쓸 수 있을까요? 희한한 건 "자식 한정"으로 이런 욕설이 서로 용인되는 분위기입니다.


카지노 쿠폰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만약에 이웃집 누군가와 싸우거나, 카지노 쿠폰 담임 선생님한테 불만이 있어 글을 올리면서, "00년"이라고 했으면 대번에 항의와 지적을 받았을 거예요. 아무리 상대가 직접 보지 않는다 해도 너무 심한 말이라고 비판을 들었을 거예요. 그런데 유독 자식한테는 무슨 년, 무슨 년 하는 것에 한없이 너그러운 이유는 뭘까요?


심지어 사춘기 아이가 눈 똑바로 뜨고 말대꾸해서 홧김에 따귀를 때렸다는 글에도, 온통 "얼마나 속상하셨겠냐, 요즘 사춘기 애들 자기네가 아주 상전인 줄 안다, 사춘기라고 한없이 받아주면 안 된다"는 댓글이 주르르 달려서 또 한 번 놀랐습니다.


화나면 욕해도 되는 건가요? 욱하면 때려도 되는 건가요?


저보다 더 민주적인 풍토에서 자랐을 것으로 생각되는 세대가 왜 폭언과 폭력에 대해 이토록 무감각한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뜬금없지만 영국의 블레어키즈 세대가 떠올랐어요. 토니 블레어는 노동당 당수지만 "일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복지"를 주장했고, 많은 이들이 여기에 열광했습니다.

그 블레어리즘이 할퀴고 간 자리를 그린 영화도 있지요.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는 아프거나, 어린카지노 쿠폰들을 키운다거나, 기타 이유로 일을 하지 못할 경우 자기 노력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고, 증명하지 못하면 그대로 죽어야 하는 영국 노동자들의 현실이 나옵니다.


다니엘의 이웃인 케이티가 극도의 굶주림을 견디지 못해, 다짜고짜 통조림 캔을 뜯어먹는 장면은 많은 관객에게 충격으로 남았습니다.

잘 다져진 사회 안전망을 충분한 성찰 없이 막 걷어낸 다음에 얼마나 공포스러운 현실이 닥칠지, 복지사회의 수혜를 누리며 산 블레어키즈 세대는 짐작도 못 했겠지요.


혹시 그런 걸까요? 저희 세대는 교사와 카지노 쿠폰의 폭언, 폭력을 일상적으로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더 아동과 청소년을 향한 막말이나 체벌에 민감한지 모르겠어요. 그런 언행이 어린 영혼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기는지 직접 체험했으니까요.


중학교 영어 선생님이 'factory'의 뜻을 모르는 친구에게 "너는 공장 가서 공순이나 돼라"고 모멸감을 주는 말을 하거나, 선생님한테 말대꾸 한번 했다고 교탁 앞에서 교실 맨 뒤쪽까지 발로 차이는 폭행을 당해도 항의 한번 할 수 없는 시대였습니다.


저희와 달리 젊은 카지노 쿠폰들은 비교적 폭언과 폭력이 없는 교실에서 자란 세대잖아요. 그런 이들이 오히려 자신의 아래 세대를 교육할 때 막말이나 체벌을 경계하지 않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한번 허물어지기 시작하면 얼마나 제어가 안 되는지 경험하지 못한 걸까요? 폭력과 폭언은 없었지만, 저희 세대보다 더 극심한 경쟁을 겪느라 존중과 협력, 상생은 배우지 못한 탓일까요?


지난해 시작된 내란 사태를 겪으며 김누리 교수님이 "카지노 쿠폰 안의 파시즘"에 대해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한국은 광장의 민주주의는 비교적 진일보했지만, 일상의 민주주의는 이와 괴리되어 있다고요.


밖에서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아버지가 집에 가면 아주 가부장적인 아버지로 변하고, 학교에 가면 카지노 쿠폰들을 들들 볶는 교사로 변한다고요. 저는 여기에 보태 자식한테 함부로 "이 년, 저 년" 욕을 하면서도 아무 문제의식도 못 느끼는 어머니들로 변한다고 쓰고 싶습니다


"년"은 "놈"보다 어감이 더 센 욕으로 들리잖아요.

“개만도 못한 놈"이 "개 같은 놈"보다 의미상 더 심한 욕이지만, 카지노 쿠폰는 "개 같은 놈"을 더 모욕적인 욕으로 느낍니다. 욕설은 거센소리나 이중모음 등, 카지노 쿠폰 귀를 날카롭게 긁는 효과로 마음에 상처를 내는 말이니까요


그 글을 읽는 맘카페 회원들도 다 누군가의 딸이었습니다. 우리도 누군가의 딸들이면서, 우리의 딸들을 향해 아무렇지도 않게 "딸년"이라 부르고, 그 욕을 공공의 게시판에 발화하고 기꺼이 공유하는 모든 행위가 저는 너무 이상하게 보였어요. 그 표현이 과하다고 말하는 사람한테 “훈수 두지 말라”고 하는 훈계가 기이해 보였어요.


카지노 쿠폰이 만연한 사회에서는 강자가 약자를 지배합니다. 이때 강자의 부조리한 언행이나 폭력은 문제 되지 않습니다. 다 부족하고 모자란 약자를 가르치는 건데, 그 과정에서 일어난 약간의 소요사태는 약자들이 참고 넘어가면 되는 거지요.


어른은 카지노 쿠폰보다 갖고 있는 게 많습니다.. 물리력이든 뭐든 어른의 힘이 더 큽니다. 이 사회에서 아이들은, 거의 가장 약한 존재입니다. 아동을 어떻게 다루는가를 보면 그 사회의 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다고 하는데 카지노 쿠폰 사회는 아직 먼 것 같습니다.


정보라 작가가 <아무튼 데모에서 말한 것처럼, 삶은 형벌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그저 욕하고 때리고 벌주며 가르쳐야 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훈육을 핑계로 자녀를 함부로 취급하고 억압하는 카지노 쿠폰의 언행, 어쩌면 아직도 종식되지 않은 내란처럼, 여전히 우리 마음을 맴도는 파시즘의 그림자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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