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사람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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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배 Jan 04. 2025

어느 할랑한 카지노 가입 쿠폰의 담언

언젠가 도서관이 가득 차길 바라는 마음으로

1년 간의 도서관 자원카지노 가입 쿠폰를 마치고 연말에 송년회 겸 봉사자들이 다 모였다. 회의 겸 1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던 중 봉사 대장님이 새해엔 도서관 운영시간에 변화를 줄 예정이라고 했다. 도서관 휴관일이 기존 토요일에서 월요일로 변경되어 토요일 봉사자가 필요하단다.


마침 일요일 오후 봉사가 다른 사정으로 어려워졌기에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혹여나 있을지 모를 일정들에 선뜻 손을 들지 못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들에게 봉사 가능 시간을 적어달라는 요청에 머뭇거리고 있던 중 대장님이 다가오셨다.


"실배 선생님 혹시 토요일 봉사 가능하세요? 지난번에 언뜻 일요일 오후가 어렵다고 들었던 것 같아서요."

"아. 넵. 그렇긴 한데 토요일에 혹시 개인 일정들이 생길까 봐 고민되네요. 카지노 가입 쿠폰는 계속하고 싶은데...."

"그렇군요. 토요일 오후에 붙박이로 가능한 봉사자님이 있으니 실배 봉사님을 그 시간에 넣어서 유동적으로 활동하면 어떠실까요."

"그렇게 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죠."


배려해 준 덕분에 카지노 가입 쿠폰를 이어갈 수 있었다. 토요일에 별다른 일정이 없으면 주로 집에서 빈둥대며 핸드폰이나 뒤적거릴 텐데 그 시간에 의미 있는 일로 채울 수 있게 되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 끝나고 남아 조용한 공간에서 책도 읽고, 글도 쓰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봉사 첫날. 아이들 점심을 챙겨주고 여유롭게 길을 나섰다. 도서관에 도착하니 오전 봉사 선생님이 있었다. 반갑게 새해 인사를 건네고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 이용자들이 좀 있었나요?"

"아니요. 아직 홍보가 안되었는지 한 분도 안 오셨네요."


텅 빈 공간에 홀로 남아 시스템에 접속했다. 10분, 20분, 30분..... 기다려도 찾아오는 이가 없었다. 오길 바라면서도 이 순간이 주는 고요, 침묵이 깨지지 않길 바라는 모순에 놓였다. 멜론 앱을 켜서 잔잔한 음악도 틀어 놓았다. 보글보글 물을 끓여 따뜻한 커피를 한 잔 마시며 괜스레 텅 빈 공간을 걸으며 온기를 심었다.


아마도 지금의 여유는 시한부겠지. 이제 곧 고사리 같은 손으로 본인보다 큰 책을 들고 종종 대는 아이들, 돋보기를 쓰고 코 끝을 잔뜩 찡그리며 책에 몰두하는 어르신들, 책을 읽는지 깔깔대며 대화하는데 집중하는지 모를 청소년들이 가득한 공간을 꿈꿔 본다.


이제 남은 시간은 오롯이 나의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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