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감 Apr 21. 2025

'카지노 게임 사이트 측'... 언론 기사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이상한 말투

'O 측에서 만나자 해'


'카지노 게임 사이트 측, 악의적 왜곡에 법정 대응할 것'


'카지노 게임 사이트 측, 노출 수위는 조율 중'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기사에 등장하는 'OOO 측'... 익숙한 기사 투다.


'측側'은 '어떤 무리의 한쪽을 상대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사전에 나와있다. 입장이 갈리는 상황에서 이쪽 편, 저쪽 편을 갈라서 부를 때 자주 쓴다. 예를 들자면, '학생들의 항의가 거셌지만 학교 측은 등록금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 '여당제안에 대해 야당 측은 검토할 가치조차...' 등.


하지만 앞서 인용한 기사들에서는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의 말을 보도하면서도 굳이 '측'을 붙이고 있다. 설사 해당 인사를 감싸고, 대리하고 있는 이들이 전한 말이라 해도 발언 내용은 대개 개인이 책임지는 개인의 입장이다. 왜들 '측' 뒤에 숨으려 들까?


추측 1 : 집단 과시

'측'을 붙임으로써 발언의 주체가 본인이 아니라 그를 대표하는 집단의 공식 입장임을 강조한다.


[혼자가 아니니까 함부로 까불지 말라?]


추측 2 : 책임 분산

해당 발언이 문제가 될 경우, 개인이 아닌 대리 집단(소속사, 변호사 등)인'OOO 측'이 책임을 진다는 물타기. 책임 소재를 모호하게 해서 개인이 빠져나갈 구석을 확보하는 회피 전략이다.


[해명 따위는'측'이 하고, 수상 소감은 본인이 발표하는 아름다운 분업 시스템]


추측 3: 업무적·공식적 거리 두기


‘측’엔 개인적 감정과 구분되는 '공적'인 어감이 있다. 해당 사건이 단순한 개인사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의미 있(어 보이)는 사안임을 부각함.


[밥은 같이 먹었어도 사귀지는 않는다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측의 공식 발표'는 친구들 단톡방 공지에나 어울리지않을까]


추측 3 : '기냥'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권력자나 유명인에게 직함(전직 포함)을 붙여 격을 높여주는 관성에 의해, '측'과 같은 집단적 호칭을 붙여서 당사자를 기쁘게 해 줌.


[유명 인사의 권위를 암묵적으로 덧씌워주는 언어적 장치(=말장난).]




결국, 'OOO 측' 유행은 연예인 일상에 목매는 대중의 과잉 관심과, 속보 경쟁에 허덕이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합작한 현상일 뿐이다.


누군지도 모를 '관계자'의 말을 마치 공식 성명인 양 포장하면서, 그들은 정작 가장 중요한 걸 잊고 있다—문장에서 주어가 중요하듯, 뉴스에서도 말한 사람이 중요하다. 6하 원칙 중 '누가'를 맨 앞에 두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본인인지,소속사 인턴인지 아니면 옆집 아저씨인지... 발언자의 실명을 밝히는 순간, '측'이라는 편리한 방패는 필요 없어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