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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Apr 14. 2025

온라인 카지노 게임서 만나 친해진 사람들

일요일 공사 쉬는 날 있었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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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토요일과 일요일은 임 목수님을 비롯해 모든 스태프들이 공사를 쉬는 날이라 아침 일찍 혼자 현장에 가서 빈 집이 주는 고요함을 만끽해 볼까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날 술을 마시고 잠드는 바람에 그 계획이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토요일 아침에 '팰든 크라이스 무브' 과정에 참여하느라 압구정동에 갔다가 오후 두 시에는 인사동의 화랑에서 열리는 방명세 선생의 필드 스케치 전시회 '작가와의 대화'에 참석했던 것이다. 저녁 기차를 타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으로 내려온 아내와 나는 차를 몰고 집으로 가다가 새로 생긴 엔마트에 충동적으로 들어갔다. 마트는 생각보다 넓었고 우리는 배가 고팠다. 해산물 코너에서 파는 할인 가격의 초밥과 회를 사고 아내를 술 코너로 데려갔더니 그녀가 산토리 위스키를 집어 들었다. 화요보다 이게 낫겠다, 하면서 우리는 금방 의견 일치를 보았다. 그런데 집으로 와서 고양이 순자를 챙기고 급하게 차린 술상 앞에서 술을 마시다 나는 그만 스르르 잠이 들고 말았다. 너무 피곤했던 것이다. 상을 치우지도 못하고 둘 다 잠든 건 몇 년 만의 일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설거지를 하고 내 방으로 들어가 책을 읽고 이런저런 글을 썼다. 전날 기차에서 메모했던 지식 콘텐츠 서비스 '롱블랙'의 노트를 다시 내 글로 옮겨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어 방명세 온라인 카지노 게임 전시회 이야기도 썼다. 방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소행성 책쓰기 워크숍' 멤버이기도 했다. 같은 워크숍 멤버였던 전희관 작가의 출간기념회('떠나고, 남았다')도 옥천에서 열렸는데 날짜와 시간이 겹쳐 못 간 게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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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겸 점심을 먹고 아내에게 현장에 가보자고 했다. 아내는 월요일 마감인 칼럼을 써야 하는 부담감에 얼굴이 좀 굳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집 고치기 현장으로 가니 다시 마음이 부풀어 올랐다. 민원 때문에 잘라내야 했던 뒤쪽의 옹벽이 먼저 눈에 띄었다. 우리 집과 도로에 걸쳐 잇는 이 벽을 잘라내느라 장 반장님이 엄청 고생을 하셨다. 지난주엔 문제의 '파 아저씨'가 왔었는데 장 반장님이 "또 공사 방해하려고 왔어요?"라고 물었더니 사나운 기세에 질렸는지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사라졌다고 한다.


역시 이번 공사는 내 집필실이 백미다. 아내와 나는 번갈아 이층 서재 건물로 올라가 창밖을 바라보았고 왼쪽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는 데크에 올라서서 동네를 조망했다. 내가 데크 끝에 걸터앉아 "목수님이 아침에 여기 앉아서 커피 마시래."라고 아내를 돌아보니 그녀가 "다 마셔. 커피도 마시고 물도 마시고, 아주 그냥 마시고 싶은 거 다."라며 웃었다. 늘 돌아가던 전동톱날이나 망치질 소리도 없이 집에는 우리 둘 뿐이었고 동네는 하루키 소설에 나오는 지방 소도시의 오후처럼 조용했다.


함께 차를 타고 나오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스타벅스 DT점에 데려다주고 나는 집에서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다음날 보내야 하는 조선일보 칼럼을 마저 써야 하고 나는 몽스북 안지선 대표님이 부탁한 모 작가의 신작 에세이 편집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스타벅스에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커피를 한 잔 하고 집으로 가서 프린트한 원고에 한 장 한 장 메모를 해서 마루 바닥에 늘어놓으며 분류하고 책 제목에 맞는 부제와 챕터 제목들을 메모했다. A4지만 보면 좋아서 환장을 하는 순자가 바닥을 마구 뛰어다니며 종이들을 유린했다. 나는 작가의 카카오톡 메신저를 열어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원고 한 편을 거론하며 "이 글이 최고"라고 했더니 작가가 좋아했다. 그는 지금 콘서트를 보러 와 있다고 했다. 나는 급하게 카톡을 닫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데리러 스타벅스로 갔다.

저녁엔 어제 약속한 대로 김환영 선생 부부를 만나기 위해 택시를 탔다. 동대동 LG전자 베스트샵 근처에 있는 아구찜집(대천아구)인데 저녁 시간엔 손님이 정말 많았다. 김환영 선생이 예약을 해두었기에 편하게 앉아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아구찜은 달지도 맵지도 않고 간이 딱 맞아서 정말 좋았다. 아내와 나는 소주를, 김환영 선생은 막거리를 마셨다. 감환영 선생은 동화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님이다. 우리가 아는 것 중 황선미 작가의 '마당을 나온 암탉'의 그림이 가장 유명한데 나는 그것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와서 만난 사람 중에 이문구의 소설을 얘기한 유일한 인물이었다는 게 더 인상적이었다.


당연히 화제는 우리 집을 고치는 이야기였다. 이미 한 번 현장에 다녀가신 적이 있는 김환영 선생은 공사가 어느 정도 진척되었는지 입주는 언제 끝나는지 등등을 물었고 아내는 5월 중순이면 모든 공사는 끝날 것 같고 6월 초에 이사를 한다고 대답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시립도서관에서 주말에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임선경 선생(김환영 선생의 부인)이 왜 요즘 도서관에 안 오냐고 묻길래 주말에만 잘 안 가지 평일엔 자주 간다고, 심지어 거기서 강연도 두 개나 한다고 대답했더니 둘 다 깜짝 놀라며 반가워했다. 그래서 내가 진행하고 있는 '필사 모임'과 '장르소설 읽기 모임'에 대해 설명을 드렸다. 마침 산책을 하다 전화를 걸어온 전성배 형과 통화를 한 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출신인 이 분과 우연히 '동대 누나네'라는 술집에서 조우한 이야기도 들려줬더니 "잘 살고 있네."라며 두 분이 좋아했다.


잔이 빌 때마다 술을 따르는 걸 잘 못하는 나와 아내를 보고 김환영 선생이 "충청도에서는 계속 술 안 따라주면 술집 밖으로 나가서 전화해요. 너, 많이 바쁘냐? 이렇게."라고 해서 다들 킬킬거리며 웃었다. 요즘 임선경 선생이 다니고 있다는 폴리텍 이야기에 아내가 큰 관심을 보였고 요즘 읽고 있는 마루야마 겐지의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얘기를 했더니 두 분이 미산에서 살 때 겪었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이야기가 쏟아졌다. 지금 우리 집수리에서 발생한 '도시가스 할머니' 이야기와 섞여 공감 백배의 대화합이 펼쳐지다가 배가 너무 불러서 일어섰다. 어제 술값은 김환영 선생이 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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