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손을 잡고 나란히 서서 거울을 본다. 너는 곧 세상 부러울 것 없는 표정과 몸짓으로 나의 오른팔을 끌어안는다. 그럼 나는 오른쪽에 더 많은 힘을 주는 것이다. 내게 기울어지는 너를 기울어지지 않고 받아 내기 위해. 7년의 세월 동안 우리는 거울 앞에서 기울어지고, 기울어지지 않기 위한 줄다리기 샷을 참 많이도 남겼다. 그 속에서 넌 언제나 긴 머리칼과 작은 키, 앳된 얼굴, 가녀린 몸으로 존재했다. 시간에 박혀 살 수 있는 사람이 실재한다면, 너는 그중 하나가 분명할 것이었다. 그러나 세상에는 시간을 거스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7년은 어지간히 긴 세월이라 우리는 서로의 풍화를 알게 모르게 알 수 있었다.
30대 중반이 되어 카지노 게임 매일 꼬박 먹는 약이 생겼다. 며칠 어쩌면 몇 달을 먹지 않아도 모를 아픔을 미연에 막기 위해 먹고 사는 중이다. 혼자라면 신경 쓰지도 않았겠지만 네가 내 곁에 있으므로, 언젠간 기어이 찾아올 아픔을 아주 먼 미래로 유예하기 위해 약을 먹는다. 외적인 변화도 많다. 눈가에 본 적 없던 주름이 생기고, 왼쪽 팔자 주름은 조금 더 깊어졌다. 생전 보이지 않던 흰 머리카락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뽑으면 사라져야 할 것이 뽑으면 더 보이는 아이러니를 안긴다. 체중이 빠지는 속도도 현격히 떨어졌다. 과거에는 한 달이면 5kg도 우습게 뺐는데, 지금은 2kg 빼기도 벅차다. 먹는 양을 더 줄이며 다이어트를 하는데도 그렇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잃는 게 그렇게도 서럽다던데, 이 몸은 살을 잃는 게 서러운 걸까. 너도 나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네게 말하지 않는 것처럼 너도 내게 말하지 않는 변화가 있을 것이다. 외적인 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빛이라 착각할 정도로 더 젊었던 시절에 너와 어떤 꾸밈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지, 능청스레 잘 알게 된 지금의 너는 확실히 달라 보인다. 젊음으로 배짱 장사를 하던 시절의 넌 뭘 해도 어차피 예쁠 걸 알아서 되는 대로 꾸미고 살았고, 역시나 장사 수완이 좋았다. 나는 네게 매일 카지노 게임를 맞으면서도 뭐가 좋다고, 너를 사랑하며 살았다. 그러나 지금의 너는 그때처럼 젊음만으로 장사하기에는 나처럼 나이를 먹었다.
한 청년 장사꾼이 있었다. 그가 처음 가게를 차렸을 땐 마땅한 기술력도 미적 감각도 없었다. 그저 열심히 하는 게 제일이라며, 닥치는 대로 사람들에게 나섰다. 나는 장사를 하는 사람이라고. 뭐가 되었든 성실하게 카지노 게임 음식을 대접하겠다고. 사람들은 그가 내는 음식의 맛보다 그 어린 열정이 고와 기꺼이 가게를 찾았다. 뭘 해도 아름다운 젊음을 보며 가슴에 불을 밝혔다. 하지만 잠시 거쳐 가는 젊음을 청년이라고 더 오래 머물 수는 없는 법. 나이가 들어가며 이제 젊음만으로 장사를 하기에는 더 젊은 열정을 부리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가 내세울 젊음은 더 젊은 이들에 비하면 약하기 그지없는 것으로 전락한 것이다. 다행인 건 이미 그는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있었다는 것. 젊음에 취해서만 살지 않았기에. 젊은 시절에 꾸준히 미감과 능력을 키운 덕에 어느 시점에는 사람들이 젊어서가 아니라 맛과 분위기에 반해 그의 가게를 찾기 시작했다. 젊음으로 혹했던 사람들은 이제 그의 능력과 음식의 맛을 연유로 그를 찾게 된 것이다. 젊음이 끝나기 전에 일어난 일이다.
나는 너의 가게의 첫 손님이었고, 지금도 마지막 손님을 자처하며 내내 너의 음식만을 기다린다. 너라는 여자에게 지금도 기꺼이 카지노 게임 맞으며, 풍화되어 가는 우리의 모든 시간에서 나는 너를 사랑할 이유를 또다시 발견한다. 분명 너는 이제 젊음만으로 장사할 수는 없지만 내겐 여전히 장사 수완이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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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배田性培 :1991년 여름에 태어났다. 지은 책으로는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너와 나의 야자 시간』 이 있다. 생生이 격동하는 시기에 태어나 그런지 몰라도 땅에 붙어사는 농부와 농산물에 지대한 사랑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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