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가 없으니, 아이러니하게도, 둘이 더 다정해졌다
행복이는 작년 3월 17일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운명의 단짝, 행복이와 카지노 게임는그렇게 이승에서의 인연을 다했다.실상보다 더 크게 부풀려져(?) 브런치 세상에서 '싸복이 남매'로 불리며 사랑받았던 둘은 이제 서로 각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사실 오랜 시간 동안 행복이의 부재를 떠올릴 때면(아무래도 대형견이 수명이 짧기 때문에), 카지노 게임에 대한걱정이 자연스레 따라오곤 했다. 행복이가 없는 카지노 게임가 얼마나 외롭고 쓸쓸할까.
이런 어멍의 걱정이 무색하고 머쓱하게도, 카지노 게임는 행복이 없이도 너무 잘 지낸다.아주 얄미우리 만치. 처음엔 진짜 이해가 안 갔다.(아니 행복이 물고 빨고 할 때는 언제고) 시간이 좀 지나니, '그래 카지노 게임가 힘들어하는 걸 지켜봐야 하는 것보다는 낫지 뭐' 하는 심정이 되었다. 때때로 '카지노 게임도 이제 13살이나 먹었으니 늙어서 만사가 귀찮을 만 하지' 한다. 일종의'정신승리'인 셈이다.
대, 중, 소 삼 남매 그 트라이앵글의 한 축도 무너졌다. 처음에는 '이젠 더 이상 트라이앵글 삼각편대가아니구나 싶어 슬펐는데', 한 축이 무너진 것이 그리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요즘 깨닫는다. 행복이가 떠나간 후, 아이러니하게도 카지노 게임와 하늘이의 사이가 부쩍 좋아졌기 때문이다.
하늘이의 카지노 게임사랑이야 두 번 말해 입 아플 정도다.하늘이만의 우주대스타 카지노 게임를 향한 사랑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변한 건 카지노 게임의 태도다. 도도하고 고상한 자세로, 하늘이의 사랑을 그저 멀찍이서 지켜보기만 했던 카지노 게임가 이젠 좀 달라졌다. 쥐잡을 듯 하늘이를 쥐도리 하는 일이 많이 줄었고, 웬만큼은 괴롭혀도(하늘이 입장에선 애정표현임), 좀처럼 동요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예전과는 다르게 둘이 같은 구역에(?) 누워있는 경우가 많다.어멍침대에 함께. 나란히 방석에 함께.예전 같으면, 졸릴 땐(거의 늘 졸린것이 함정) 하늘이가 옆에 오는 것도 마뜩지 않았던 카지노 게임는, 이제는 행복이가 없는 걸 알아서인지(우리 둘 뿐이니 잘 지내야 하지 않겠어 하는 마음 아닐까),가까이 다가오는 하늘이를 아주 잘 참아주고 있다.
그래서일까. 확실히 예전보다 하늘이가 내 침대에서 같이 자는 시간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이런 식이 었다. 하늘이가 내 침대에서 자고 있다. 싸이가 침대로 올라온다. 그 큰 킹 사이즈 침대에, 꼭 하늘이가 있는 자리를 치고 올라온다. 예민하고 소심한 전형적인 고양이 하늘이는 깜짝 놀라 침대 밑으로 내려간다. 지금은 둘이 침대 위에서 아주 짧은 거리를 유지하며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 덕분에 어멍은, 침대에 누울 때마다 좌하늘, 우카지노 게임(혹은 좌카지노 게임, 우하늘)와 함께하며 아주 행복에 겨워하는 중이다.
카지노 게임가 이제 13살이 되었다.올해 들어 부쩍예전 같지 않음을 느낀다. 늙어가는 행복이를 볼 때와 같은 마음이 된다. 매일 카지노 게임와 눈을 맞추며 '넌 스무 살까지 살아야 해' 하며 세뇌(?)를 시키지만, 견명은 재천이니, 뭐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닐 테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늙어가는 카지노 게임를 보며 슬퍼하기보단, 카지노 게임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매일매일 충실하고 행복하게 사는 일일 것이다.
행복이가 존재하지 않는 일상에 적응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습관이 무섭다고, '싸늘이 형제'와 함께하는 일상에 익숙해져만 간다. 반면, 매일매일 단 하루도 행복이 생각을 하지 않는 날이 없다. 현실은 둘이지만, 실상은 아직도 셋인 느낌. 보이지 않고 느낄 수 없다 해도 행복이가 우리 곁에 있는 것만 같다. 행복이 생각을 하면, 어떤 날은 참 슬프고, 어떤 날은 마음이 충만하다. 죽음으로도 끝나지 않는 사랑이 참 무섭다. 그리고 그 사랑이 또 참 좋다.
카지노 게임와 하늘이 형제, 어멍과 마당쇠가 함께하는 일상이 그렇게 저렇게 흘러간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는 내가 되고 싶다. 행복아, 카지노 게임야, 하늘아. 엄마가 너희들을 참 많이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