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는 초단편소설 #2
먹을 거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냉장고 문을 닫고 시계를 보니 새벽 두 시였다. 남자는 집 앞 카지노 게임을 떠올렸다. 지갑에서 카드를 빼서 주머니에 찔러 넣고 집을 나섰다. 거리는 온통 회색빛이었다. 남자는 다리를 움직이며, 다니던 회사를 떠올렸다. 벌써 퇴사한 지 두 달이 되어간다.
‘통장 잔고가 얼마가 남았지?’ 남자가 생각하는 순간 카지노 게임 불빛이 보였다.
새벽의 카지노 게임은 캄캄한 사막 한가운데 놓인 오아시스 같았다. 남자는 유리문을 열고 그 속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내밀었다. 카운터의 사내가 잠에서 깬 낙타처럼 몸을 일으켰다. 그가 카지노 게임 주인이라는 걸 남자는 알고 있었다. 어쩐 일로 그가 직접 야간 근무를 하고 있는걸가?
남자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 카지노 게임을 둘러보았다. 배가 고팠지만 이상하게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마도 걸어오는 동안 회사 생각을 했기 때문이리라. 회사 생각은 다이어트에 좋다. 남자는 카지노 게임을 천천히 두 바퀴 돌뿐이었다. 남자는 결국 카스 맥주와 컵 라면 한 개를 들어 카운터에 올려놓았다. 카지노 게임 주인은 컵라면 집어 바코드를 찍으려 했다. 하지만 뭔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듯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이상하네.. 바코드가 안 먹히네..” 그가 말했다.
“천천히 해주셔도 됩니다. 전 시간이 많거든요” 남자의 말에 카지노 게임 주인은 전혀 웃지 않았다. 덕분에 카지노 게임 안 공기가 차갑게 식었다.
“아무래도 바코드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미안하지만 다른 제품으로 가져다주실 수 있나요?”
남자는 컵라면을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 다른 컵라면을 다져다 주었다. 그제야 바코드가 인식이 되었다.
“네. 4,700원입니다.” 카지노 게임 주인은 말했다.
남자는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내 건넸다. 주인은 카드를 결제하려 했지만 고개를 또 갸우뚱했다.
“다른 카드 없나요?”
“네? 없는데..”
“잔액 부족이라고 나오네요..”
“아...” 남자는 가져온 카드가 신용카드가 아니라 체크카드임을 알게 되었다. 잘못 가져 나온 것이다. 다시 집에 다녀올까도 했지만 4,700원의 금액으로 다시 왔다 갔다 하기 귀찮아졌다.
“죄송하지만 내일 다시 올게요.” 남자 말했다.
“음..” 카지노 게임 주인의 얼굴의 얼굴에 미간이 다시 좁아졌다.
“우리 이렇게 하는 것이 어때요?” 카지노 게임 주인이 말했다.
“네??”
“아침 6시까지 이곳 카지노 게임을 봐줄 수 있나요? 그 시간 동안 무료로 다 먹어도 좋아요. 저는 잠시 저 직원실에서 잠을 잘게요. 사정이 생겨서 급하게 나온 거라 너무 졸리네요. 손님이 오면 저를 깨워주세요. 그게 조건입니다. 어때요?”
남자는 고민이 되었지만, 어차피 집에 가서 할 것도 없었기에 그 거래를 받아 들었다. 카지노 게임 주인의 유니폼을 건네받고 카지노 게임 주인이 직원 휴게실로 들어가는 걸 지켜보았다.
“정말 모든지 다 먹어도 되나요?” 남자는 물었다.
“얼마든지요.”카지노 게임 주인이 말했다. 그리고는 직원실로 모습을 감추었다.
그날 밤, 남자는 맥주를 한 캔과 컵라면 한 개, 핫바 2개를 먹어치웠다. 손님은 아무도 오지 않았다. 남자는 어쩌면 이곳이 다음 근무지가 되어도 좋을 것 같다고, 마지막 핫바를 씹으며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