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을 활용하는 태도에 대해서
지난 며칠, 지브리로 뜨거웠지요? 실사를 지브리 애니메이션 풍으로 변환시켜 주는 기능에 다들 매료되었나 봅니다. 특히 연인이나 가족사진을 많이 공유하던데요. 행복한 한때의 기억에 지브리가 오래도록 정성스럽게 쌓아온 따뜻한 화풍을 덧붙이니 삶의 모든 순간이 아름다워 보이더라고요.
이 현상을 지켜보며 (저작권을 둘러싼 각종 이슈는 차치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누군가의 데이터로 인공지능이 생성해 내는 결과물에 감탄하고, 심지어 그걸로 사람을 대체할 수도 있겠지요. 반면 내가 만들고 싶은 무언가를 위해 지식과 데이터를 쌓아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데 기여하고요. 여러분은 어떤 쪽이신가요?
저는 후자입니다.제가 나누는 비폭력 육아대화법을 들으시면 혹자는 인공지능에 학습시켜 생애초기 양육자를 '대체'해도 되겠다고 말합니다. (비밀 아닌 비밀인데, 때론 인공지능이 어떤 양육자보다 일관되고 지혜롭게 반응해요.) 하지만 저는 처음이고 미숙하지만, 한 아이에겐 온 세상인 양육자가 아이와 연결되게 돕는 데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려고 고민합니다. 양육자 자신이 성장하고, 그래서 더 나은 발화를 스스로 '생성'해낼 때까지요.
모두가 같은 갈림길에 놓여있을 겁니다. 인공지능이 나날이 발전하니 그저 소비하고 감탄하고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고요. 스스로 더 치열하게 생산자가 되고,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태도가 우리를 성장시킬지는 굳이 덧붙이지 않아도 되겠지요.
고백컨데, 저도 휴대전화를 뒤적였습니다. 지브리 풍으로 변환하기 적당한 사진이 있나 하고요. 그러다 이 사진을 발견하고 이내 찾기를 멈추었어요. 순간 삶의 아름다움이 차올랐거든요.
우리보다 훨씬 더 긴 시간, 인공지능과 살아가게 될 아이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보여주고 들려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 중요한 과업에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과 함께 이 고민을 굳게 붙잡고 나아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