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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린언니 Apr 0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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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양육자 인터뷰 프로젝트 (8) - 오카지노 게임 님

오부천 선생님은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아들의 양육자입니다. 제가 한 특강(악플세탁소)에 참가했을 때 아이 이야기를 하신 게 기억에 남아인터뷰를 청했습니다.


부천 님의 아들은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부천 님은 아이가초등학교 들어갈 즈음 비폭력대화를 만났는데요. 지역 상담소에서 봉사하며 교통지도를 할 때,아이들에게 응원의 말을 해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당시 배우던 상담으로는 충분치 않아 인터넷으로 더 좋은 걸 찾던 중에 비폭력대화의 문구가 큐피드 화살처럼 와닿았다고 합니다.


초반엔 인터넷과 책으로 비폭력대화를 공부했고,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에 접어들 때 대전에서 열린 NVC1 수업을 수강합니다. 그리고 이후에 중재 1년 과정을 비롯해 여러 특강과 연습모임에 참석합니다. 그 와중에 사춘기가 지나갑니다. 아이는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간다던가, 아빠와 갈등하기도 했지만 관계 자체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고 부천 님은회고합니다. 아이에게 아빠가 자라온 환경이나 서로의 욕구를 설명해 준 것이 도움이 되었다고요.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부천 님에겐 편안하게 일상을 이야기해 주고, 고3 즈음엔 아이가 '아빠를 이해한다'라고 말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합니다.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나갈 수 있게 도울까

자립심이 강하고, 호기심이 많은 아이는 본인의 의지가 분명한 어른으로 자랐습니다. 아이가 크면서 비폭력대화가 지향하는 바가 '일반적'이거나 '통용'되는 것과 다를 때고민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사회에서 이렇게(=연민과 평화의 마음으로) 키워도 되는 건가 싶은 의구심, 그게 제가 이 인터뷰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기도 해서 부천 님의 고민이 반가웠습니다.


가령 아이가학교를다니며학업능력보다추억이중요하다며시험백지를 냈을 때는 아이의 욕구에 머물면서도엄마로서안타깝고 씁쓸했다고 합니다. 아이가 그마음을 내려놓고 조금 더 노력하길 바라기도 했지만 자신의 계획대로 해 나갈 거라 믿고 존중하며 수용합니다. 그러자 아이는 자신에게 더 맞고 좋아하는 걸 기반으로 대안을 생각합니다.


평범할 줄 알았던 아들은 학창 시절 내내 눈에 제법 띄는 아이였습니다. 학교 행사에 참여한다거나 친구들의 환호를 얻기 위한 제스처를 취하는데도 거침이 없었습니다. 공부가 곧 존재가치인 사회에서 공부가 아닌 걸로 자신을 드러내고, 못하는 것 못한다고 인정하는 모습을 보며 신기하고 든든했습니다. 부천 님의 걱정도 녹아내립니다.

저 아이는 스스로 잘 걸어가겠구나.

남편은 착하지만 욱하는 성격에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부천 님과 아이를 쫓아내기도 했다고요. 집 근처 저수지에서 몇 시간을 보내며 부천 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엄마의 자리, 아빠의 자리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대로다.'라고 말하며 아이를 안심시키는 데 집중합니다.보살핌이 필요한 시기에 흔들리지 않고 그저잘 자라거라 영양분을 준 게 본인의 역할이었다고요. 자신의 가정은일반 가정과 다를 바 없지만 비폭력대화 덕분에 위기의 순간에도 다시 중심을 잡고,좀 더 빠르게 회복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덕분에 아이와 남편은 평화롭게 상호작용하고 서로 존중합니다. 남편과의 대화도 늘었습니다. 부천 님의 말에 묵묵부답이던 남편이 이제는 한두 마디씩 되묻습니다. 관심과 연결이 느껴집니다.


손님이 무섭지 않냐고? 내가 더 무섭다.

부천 님은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짐작하는 것처럼 늦은 시간에 불쑥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이해야 하죠. '밤새 혼자 가게 보기 무섭지 않냐'는 주변의 질문에 '내가 더 무섭다'라고 답하는 부천 님. 어떤 상황, 어떤 손님도 환대할 수 있다는 말에서 그 단단함이 느껴집니다.


두려움이나 걱정이 일렁일 때, 상대에 대한 평가와 판단이 앞설 때 부천 님은 관찰로 주의를 돌리고 몸과 마음에 집중합니다.그러면서'고목나무에서도꽃이 핀다.'라고 믿게 되었습니다.생기나 촉촉함이 없어 보이는 고목나무에서도 다시 생기가 돋을 수 있다는 희망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고요.무인점포로 운영되는 시간에도 신뢰와 안전이 실현됩니다.오랜 시간 신뢰를 쌓은 손님들은서로를 결제를 해주기도 하고,아이들이 방학에 놀다 가고, 다른 손님들이 이모처럼 도와주기도 한다고요.


제 안에 사랑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부천 님은 할머니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아버지도 폭력 이면에 사랑을 많이 주셨고, 늘 말을 예쁘게 하라고 가르쳐주시던엄마는 여전히 항상 우리 딸 고맙다 사랑한다 표현해 주십니다. 이런사랑의 힘으로 부천 님은 용기 있게 나아갑니다.

부천 님은 비폭력대화를 나누는 일에 깊은 관심이 있습니다. 비폭력대화가온전히 자기 존재를 믿고 사랑하는데 기둥 역할을 해준다고 확신한다고 말합니다. 전 국민이 다 활용할 수 있게센터가 계속 확산 노력을 해 달라는 부탁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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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친 다음 날, 부천 님은 아들의 입대 소식과 가족 카톡방의 일상을 전해왔습니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앳된 얼굴에머리카락이짧습니다. 여느 엄마들처럼 아이를 안쓰럽게 생각할 법도 한데, 스스로 결정하고 잘 준비했기에 아이와 엄마 모두 설레며 기대하고 입소식을 치렀다고요.


군대 가기 전 엄마 밥을 먹고 싶다는 아들의 말에 고기 듬뿍 김치찌개를 끓여주었습니다. '휘~ 웃는아이'가 앞으로도 웃으며 나아갈 것을 믿습니다. 왜냐하면 그 뒤에 단단한 카지노 게임 씨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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