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말 건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창우 Mar 03. 2025

106년 3월 1일

2024년 12월 3일부터 시작된 검푸른 밤에서 아침으로 이어지는 뒤척임의 나날들이 아직은 여전하다. 사실

카지노 쿠폰움이란 단어는 이십 대부터 나만의 금지어였다. 어떤 때는 의식적으로라도 유지했던 것 같다.


나는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유행가 가사 한 소절을 되뇌기도 카지노 쿠폰 난 참 바보처럼 살았어요... 를 읊조리기도 했지만 외롭다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던 것 같다. 아무튼 기억이란 늘 윤색되기 마련이니까.


외로웠다. 12월 3일 가족단톡방에 올라온 계엄령이란 세 글자를 뚫어져라 보면서 컴퓨터를 열었다. 순간 오빠의 주검이 눈앞을 스쳐 지나고 5월의 광주가 스르륵 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잠을 잘 수 없었던 이어진 아침은 마을 견학이 잡힌 하루 전날이었다. 견학을 취소하고 정리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마을주민들을 만나러 나가자 독백을 하고 있는 내가 휘둥그레진 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지난 저녁 일어난 일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야? 설마.


어제처럼 아무렇지 않은 일상이 열리고 견학 준비로 분주하기만 하였다.


내가 서 있는 여기는 어디지? 이 사람들은 누구지? 우리 지역 분위기가 이 정도라고?


이 비상계엄사태는 국회에 의해 해제되었지만, 당시 영상들을 보면서 그 위험과 공포스러운 역사를 떠올릴 수 없다는 사실이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이런 일상이 100일 가까이 지나는 광장에 주목하고 있을 뿐이다.


지역에서 이방인처럼 있다는 낯섦이 어떤 의미에서는 더욱 나를 강하게 만드는 동인이 되어 주었다.홀로 뉴스에 귀를 열어놓고 있는 나는 카지노 쿠폰움에 잠식되기 시작했다.


106년이 삼일절에야 나같은 사람이 가족 명이 우우량량 광장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대도 나처럼 외로웠을까. 그래도 옆에 또 한 사람이 함께 하고 있으니 다행이다.


그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얼마나 큰 위안이 되고 천군만마 같은 힘을 만나는지 그대가 느껴줄 수 있기를 바라면서 탄핵인용 이후 쓰고자 했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대가 그렇게 있어 주어서 고맙다. 그동안 나를 힘들게했던 사회적 카지노 쿠폰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위태로운 민주주의의 보루는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할 수 있는 그대와 같은 자유로운 개인이었다.


빗소리가 장독대와 만나면서 울림을 주는 짙은 새벽,한나 아렌트의 말을 아직도 인용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대한민국에 그대와 같은 마음으로 의연하게 잘 살아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너와 나, 우리 둘이면 또 하나의 세계가 만들어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