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안과 검진을 다녀 오면서 집 근처 전철역에서 만나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오늘 쉬는 날이여서 검진을 다녀오는 아내와 점심을 밖에서 먹기로 한 것이다.
원래 계획은 쌀국수를 먹으려고 했는데, 아내가 쌀국수집 옆에 있던 감자탕집을 보더니 거기로 가자고 한다.
“당신이 왠일이야? 돼지 등뼈 고기 먹을 수 있어?”
“그건 먹을 수 있어. 얼마전에 의사가 빈혈끼가 있다고 고기 먹으라고 했어.”
아내는 족발도 안 먹어서, 아내가 돼지 등뼈 고기를 먹는다고 생각을 안헀었다.
‘아내와 외식을 하면서 ‘뼈 해장국’을 먹을 날이 오다니.‘
감자탕을 좋아하는 사람도 감자탕에 대해 잘못 알거나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다.
감자탕에서 ’감자‘는 우리가 흔히 햄버거 가게에서 먹는 감자튀김에 그 ’감자‘가 아니다.
재미있는 것이 감자라는 이름은 돼지등뼈를 부르는 한자어란 것이다.
돼지등뼈를 감저(甘猪)라고 하는데 이것을 넣고 끓인 것이 바로 감저탕(甘猪湯)이고, 거기에 감자가 들어간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검자탕에 감자를 넣어주는 곳도 있지만, 아예 감자가 들어 있지 않은 감자탕도 있다.
감자탕에서 감자를 빼고 1인용 뚝배기에 담은 것이 뼈 해장국이다.
즉, 같은 요리지만 다인분으로 내놓으면 감자탕, 1인분으로 내놓으면 뼈 해장국이 되는 식이다.
감자탕은 전골이어서 둘이 먹기에는 양이 많아 ’뼈 해장국‘을 주문했다.
감자탕의 식재료는 쉽게 구할 수 있고 비싸지 않은 돼지 등뼈와 감자를 주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으로, 먹거리가 풍족하지 못한 시기에 서민들 음식에서 이제는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감자탕을 전문으로 하는 곳도 있지만, 순대국집에서 두가지 메뉴가 다 있을 때 결정 장애가 오기도 한다.
오늘은 아내와도 둘이 ’뼈 해장국‘이나 ’감자탕‘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첫날이다.
앞으로 아내와 외식을 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하나 늘어서 기분이 좋다.
거기다가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고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더욱 만족스럽다.
감자탕 이름에 대해 잘못 알거나 오해가 있어도 맛있게 먹으면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