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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규 Jan 07. 2025

카지노 쿠폰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보고, 나는 부끄러웠다

<얼룩소 작성 글 아카이브⑥

카지노 쿠폰출처 : UNSPLASH


2023년 8월 9일 개봉한 카지노 쿠폰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당일날 CGV 광주터미널 IMAX관에서 봤다. 나는 이 카지노 쿠폰를 보는 내내 내가 어느 쪽에 공감하고 있는지 돌아보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만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도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준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카지노 쿠폰는 디스토피아가 온 한국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파트에 파시즘이 도래하는 내용이다. 모든 것이 무너진 서울에 멀쩡한 아파트가 있다는 소문을 들은 외부인들이 '황궁아파트'에 몰려오자, 주민들은 조직을 결성해 외부인들을 몰아낸다. 그들이 얼어 죽든 말든, '우리'가 사는 게 먼저이기 때문이다. 이후 주민들은 아파트 입주민들의 권리와 생존을 지키기 위한 공동행동에 나선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영탁(이병헌 분)은 주민대표가 되어 주민들을 진두지휘하고, 주민들은 아파트를 단결시키기 위한 규정을 제정한다. 영탁은 외부인들을 '바퀴벌레'로 명명한다. 그렇게 내부와 외부의 경계는 명확해진다.


파시즘은 흔히, 경제위기 상황에서 도래하곤 한다. 이때 파시즘을 완성시키는 몇 가지 요소가 있다. 외부의 적(외부인들), 내부를 단결시키는 지도자(영탁), 생존을 담보하는 이념(입주민 규칙)이 그것이다. 나치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외부의 적(유대인, 연합군), 내부를 단결시키는 지도자(히틀러), 완결성을 갖춘 이념(나치즘)을 토대로 자신들의 잔학성을 정당화했다. 입주민회는 생존을 위해 점점 더 잔인해진다.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대'를 죽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명화(박보영 분)는 반대의 목소리를 낸다.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같이 살자"고 한다. '바퀴벌레들'을 아파트 내부에 숨겨주는 일에 일조하기도 한다. 나치 독일 치하에서 수많은 독일인, 프랑스인, 폴란드인들이 생존을 위협받던 유대인들을 도운 일이 떠올랐다.


이 카지노 쿠폰의 '무서움'은 여기서 나온다. 원래대로라면 명화에게 공감하는 게 옳음을 알고 있음에도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다. 카지노 쿠폰를 보면 볼수록 입주민회에 감정이입하게 된다. 명화와 같은 체제 내부의 이방인들이 '내부의 적'이 되어 시스템을 흔들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난다. 시스템의 배신자들을 배제하고 체제를 굳건히 유지시킬 방책을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어느새 나는 카지노 쿠폰 속 '황궁아파트' 주민이 돼 있었다. 그리고 이 같은 감정이입에서 한동안 빠져나오지 못했다. '옳은 말'을 하며 체제를 위협하는 이들을 성공적으로 제압하고, 시스템이 유지되길 오매불망 바랐다. 나도 모르게, "내 아파트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이 카지노 쿠폰를 볼 대부분의 한국 중산층들도 마찬가지의 감정을 느낄 거 같다. "아무렴, 이렇게 해야지, 잘 한다!"


나는 카지노 쿠폰를 보고 한참 지나고 나서야 감독의 의도에 보기 좋게 넘어갔다고 느꼈다. 이 카지노 쿠폰는 관객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하는 거 같다.


"야, 너는 다를 거 같아? 넌 이렇게 안 했을 거 같아?"


"저런 디스토피아는 안 오겠지만, 경제가 어려워지고 시스템에 위기가 도래해 네가 소유한 것들이 위협당하면 넌 이렇게 안 할 거 같아?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거 같아?"


이 카지노 쿠폰는 인간 내면의 어두운 마음을 당당히 꺼내 놓게 만드는, 폭로의 카지노 쿠폰였다. 정말 솔직히 말해, 나는 그들과 달리 행동할 자신이 없다. 나는 불과 일주일 전 얼룩소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관용과 민주주의'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우리를 놀라게 한 칼부림 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기본적 가치를 수호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 카지노 쿠폰를 보고 나니 나 역시 특정 상황에서는 분노와 증오, 나의 생존을 위한 잔인함에 몸을 맡기고 체제의 수족 노릇을 할 것 같았다. 카지노 쿠폰를 보며 '그들'에게 공감하며 부끄러운 마음에 온 몸이 떨리는 느낌을 받았다.


이 카지노 쿠폰는 정말, 재밌는 카지노 쿠폰였다. 그리고 정말 불쾌한 카지노 쿠폰였다. 오랜만에 대단한 카지노 쿠폰를 본 기분이다. 손을 꼭 움켜 쥐는 등, 신체가 반응하는 카지노 쿠폰였다. 꼭 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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