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힐링서재 Feb 04. 2025

카지노 게임 날엔 집밥

미뇨네트 소스를 곁들인 굴 플레이트

카지노 게임 날에는 역시 집밥이다. 밥을도맡아 하는 자로서 당연히, 내가 정한 규칙은 아니다. 가족 구성원들의 요청에 따라, 아니 아이의 요청에 따라 생일이나크리스마스이브, 한 해의 마지막 날 같은 때에 나는 집에서 밥을 한다. 내가 어릴 땐 그런 날이면 외식이 필수였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시대가 바뀐 탓일까. 현대사회가 너무 풍족한 탓일까.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외식은 정말 어쩌다 한 번 하는 기분 좋은 외출이었다.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경양식집에 돈가스를 먹으러 가는 날이면 최고로 행복카지노 게임. 달큼하고 녹진한 갈색 소스가 듬뿍 올라간,바삭하게 튀긴 돈가스를 한 입 베어 물면 그것이 바로 천국의 맛이었다. 마요네즈에 버무린 마카로니와 작은 접시에 예쁘게 담긴 김치는 국적을 알 수 없는 ‘경양식’ 돈가스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카지노 게임.

그리고 동네에 처음 생긴 뷔페에서는 김밥과 잡채는 절대 먹지 말라는 엄마의 옆구리 ‘콕콕’에도 불구하고 마냥 행복카지노 게임. 나는 아직도 뷔페에 가면 그 음식들을 절대 먹지 않는다. 김밥과 잡채는 헛배를 불리는데 일등공신이라는 엄마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돌곤 한다.


어쨌든나름 대한민국 제2이 도시에서 자란 나는 어린 시절부터 꽤 다양한 음식들을 외식으로 접하곤 했지만 시골 중에서도 깡촌에서 자란 남편은 중학교 졸업식 날 처음 자장면과 탕수육을 먹어봤다고 한다. 살면서 그렇게 맛있는 음식은 처음 먹어봤다며 지금도 가끔 그때를 회상하곤 한다.

도시에서 자란 나도, 시골에서 자란 남편도 학창 시절 가족외식에 대한 기억은 달콤하고 행복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당연히 우리 아이도 그럴 거라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아이를 낳고 외식을 자주 하긴 했다. 맞벌이를 핑계로 밖에서 밥을 먹는 날이 많았다. 많게는 주 6일을 밖에서 먹었다. 행복한 외식이라기보다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반복적인 행위였다. 우리의 외식 생활에 반기를 다름 아닌 딸아이였다. ‘밥 먹으러 가자’는 소리가 나오기 무섭게 ‘집에서 먹으면 안 돼?’를 시전 하기 시작카지노 게임.


내가 그렇게 좋아하던 돈가스를 아이가 싫어하게 될 줄은 몰랐다. 엄밀히 말하면 싫은 게 아니고 질린 거라고 카지노 게임.

우리에게 외식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닌 일상이었으므로 그 어떤 메뉴를 먹어도 시큰둥했다. 변화가 필요했다. 더 이상 가족의 끼니를 외식에 의존할 수는 없었다. 돈도 건강도 축나고 있음을 나 또한 느끼고 있던 터였다. 그리하여 특별할 것 없는 외식 대신 적어도 특별한 날에는 특별한 집밥을 차리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만든 특별한 음식 중 매년 연말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메뉴가 있다. 이 음식은 주로 크리스마스이브나 한 해의 마지막 날 등장한다. 그것은 바로양갈비 스테이크와 굴 요리이다. 이 음식이 연말이나 돼서야 겨우 등장하는 이유는 첫 번째, 양갈비는비싸다. 집에서 먹더라도 자주 먹기엔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카지노 게임 날이어야 맛볼 수 있는 고급 음식이다. 두 번째, 석화는 겨울이 제철이다. 산지에서 공수해 직접 껍질을 까면 무척 싱싱하다. 호로록 입안에 넣으면 향긋한 굴 향기가 입안 가득 퍼진다. 한쪽 껍데기가 탈각되어 있는 하프쉘을 구매하는 건 곤란하다. 싱싱함에 있어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힘들어도 직접 까서 하프쉘을 만들자. 몇 번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긴다. 석화는 싱싱하기만 하면 따로 조리를 하지 않아도 되므로 손쉽게 근사한 테이블을 완성할 수 있다.

카지노 게임 날을 앞두고 있던 어느 날 SNS를 보다가 하프쉘에 곁들인 핑크빛의 미뇨네트 소스가 내 마음속에 들어왔다. 그리하여 그 해에는 이 카지노 게임 소스를 추가하기로 했다.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

[미뇨네트 소스를 곁들인 굴 플레이트]

미뇨네트 소스 재료: 샬롯 3큰술, 올리브유 3큰술, 화이트 와인 식초 6큰술, 레몬즙 1큰술, 딜, 레몬제스트, 후추, 설탕, 소금


1. 샬롯과 딜은 잘게 다진다. 샬롯 대신 양파나 적양파를 사용해도 좋다.

2. 모든 재료를 함께 섞는다. 식초는 사과 식초로 대체 가능하다. 통후추는 갈아서 넣는다.

3. 1시간 정도 숙성 시키면 더욱 좋다.

4. 한쪽 껍질을 제거한 석화를 둥근 접시에 동그랗게 두르고 미뇨네트 소스를 곁들인다.

5. 딜과 석류 알갱이를 곁들이면 더욱 근사한 굴 플레이트가 완성된다.



그렇게 우리의 카지노 게임 집밥이 완성되었다. 미뇨네트 소스는 그 이름만큼이나 이색적이고 아름다웠다. 상큼하고 깔끔한 맛으로 카지노 게임 날을 더 특별하게 만들기에 충분카지노 게임. 그래서 맛있었냐고? 물론 맛있었다. 나는 아주 맛있었다. 하지만 남편과 아이는 이내 초고추장을 찾기 시작했고 아름답고 상큼했던 미뇨네트 소스는 그렇게 우리 집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굴과 초고추장의 일반적인 조합이 지겹다면 꼭 한번 만들어보길 바란다. 가 아는가. 당신에겐 세상 최고의 소스가 될지.




인생도그렇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면 평소에는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취향을 발견하기도 한다. 새로 만난 취향으로 평범했던 일상이 충만하고 행복해진다. 반대로 익숙한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존재였는지깨달기도 한다. 마치 굴과 초고추장의 조합처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